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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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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드는 공간 디자인의 비밀

지금까지 사무실이라는 공간은 정해진 틀 안에서 기능적으로 다뤄졌습니다. 직원별 고정된 자리, 폐쇄된 회의실, 크고 위엄을 강조하는 임원실까지.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그대로 반영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자율성과 협업 중심의 업무 방식이 자리잡으면서, 공간 역시 유연하고 개방적인 구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타운홀, 공유 데스크, 라운지 같은 요소들은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소통 중심의 조직문화를 설계하는 장치로 기능합니다.

이제 공간은 조직이 어떤 문화를 지향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스베는 이러한 공간을 어떻게 설계해왔을까요?


공간이 문화를 만든다는 믿음

스베는 업무 공간을 단순히 일을 위한 배경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업무 공간이 일을 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관계를 결정짓는 전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어디에 앉는지, 누구와 자주 마주치는지, 어떤 방식으로 대화가 시작되는지까지. 이러한 작고 반복적인 디테일이 곧 조직문화를 만들어낸다고 믿습니다. 구성원이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업무 공간의 구조는 결국 그들의 언어, 태도, 팀워크의 감각까지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죠.



스베는 이 믿음을 스스로의 조직문화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스베는 직급보다 역할 중심으로 일하며, 모든 구성원을 ‘디자이너’라고 부릅니다. 연차나 경력에 상관없이 입사 순서대로 막내를 정하고, 경력 10년차가 막내가 되는 경우도 낯설지 않죠. 먼저 입사한 신입이 경력자에게 업무의 프로세스를 안내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반복됩니다. 이런 구조는 ‘누가 먼저 말할 수 있는가’의 위계를 허물며, 정보를 자유롭게 주고받는 문화를 만듭니다.



회의는 정해진 회의실이 아니라, 수다처럼 흘러나온 이야기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누구든 의견을 던질 수 있는 분위기에서 기획이 자연스럽게 발전되기도 합니다. 스베는 이런 흐름을 스스로의 방식으로 실감하며 일합니다. 수평적인 구조는 선언만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 태도가 일상에서 작동하려면, 공간이 먼저 그렇게 설계되어 있어야 하죠.

그래서 스베의 디자이너들은 수직적 위계 대신, 유연한 구조 속에서 일합니다. 문화를 공간을 통해 경험해본 사람들이기에, 외부 고객사의 조직에서도 자율성과 연결이 살아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구조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수평적 소통을 유도하는 공간 설계



스베가 설계한 대부분의 공간에는 이러한 철학이 자연스럽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공간은 타운홀입니다. 세금 신고·환급 도움 서비스 플랫폼 ‘삼쩜삼’의 타운홀은 이동식 테이블을 활용해 구성되었습니다. 외부 미팅과 소규모 회의가 잦은 조직의 특성을 반영해,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의 형태를 바꿀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죠. 필요에 따라 테이블을 연결해 많은 직원이 함께 모이는 행사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3D 패션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CLO’의 타운홀의 한쪽에는 계단식 벤치를 두어 수십 명이 동시에 앉아 회의하거나 발표를 들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습니다. 많은 인원이 머물러도 편안함이 유지되도록 좌석의 레이어를 세심하게 조정한 점이 돋보입니다. 단순히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모이는 풍경이 일상처럼 스며들도록 유도하는 설계가 공간의 디테일을 실감하게 합니다.



스베는 폐쇄적인 칸막이 대신, 우연한 마주침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동선을 지향합니다. 회의실과 업무 공간 사이에는 세미 오픈형 라운지나 짧은 대화를 나누기 좋은 커뮤니티 스팟을 배치해, 팀 간 연결이 공간 흐름 속에서 이어지도록 유도합니다. 특정 직군만 사용하는 전용 공간이 아닌, 모든 구성원이 자유롭게 오가며 머물 수 있는 공간 설계를 통해 수평적인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도록 합니다.


공간이 문화가 되는 과정



스베가 지향하는 사무공간은 ‘머무는 곳’이 아닌 ‘머물고 싶은 곳’입니다. 조용히 몰입할 수 있는 카페형 라운지, 짧게 쉬어갈 수 있는 휴게 공간 하나에도 ‘어떻게 쓰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깃들어 있습니다. 단순한 휴식이나 몰입을 위한 구조를 넘어, 일하는 사람들의 리듬과 감각에 맞춘 설계죠. 화려한 장식보다 중요한 건 그 공간이 실제로 잘 쓰이는가입니다. 그래서 스베의 프로젝트는 늘 사용자에 대한 관찰과 인터뷰, 충분한 리서치에서 출발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디테일들은 조직문화를 말하지 않아도 몸으로 ‘감각할 수 있도록’ 드러냅니다. 브랜드의 태도가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구성원은 그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게 되죠. 스베는 공간이 태도를 만들고, 그 태도가 다시 문화로 이어지는 흐름을 설계합니다. 구조와 경험으로 작동하는 문화. 그것이 스베가 공간을 통해 만들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공간 디자인, 조직의 문화가 자라나는 토대



조직문화는 한 문장으로 요약되거나, 선언만으로 자리 잡지 않습니다.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라나려면, 그에 맞는 구조와 환경이 먼저 마련되어야 하죠. 사람이 공간 안에서 관계를 맺고, 움직이고, 함께 머무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고유한 조직문화가 형성됩니다.



스베는 단순한 오피스를 넘어, 일하는 방식과 태도, 관계의 감각이 살아 숨 쉴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합니다. 그렇게 마련된 공간 안에서 구성원들은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갑니다. 선언이 아니라, 일상의 경험으로 쌓인 문화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힘을 지닙니다.


*사진 제공: 스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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