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일
정샘물
퓨처플레이: 잘 나가는 투자사의 오피스는 ‘첫인상’이 다르다
중요한 손님이 집에 방문한다면,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맞이하게 될까요? 심지어 매일 새로운 사람들이 방문한다면, 좋은 첫인상을 주기 위해 더욱 세심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타트업 투자사 ‘퓨처플레이’의 오피스는 매일같이 투자자와 파트너들이 방문하는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수없이 많은 외부 손님을 맞이하고 수많은 미팅과 협업이 이뤄지는 오피스 공간이 더욱 중요했는데요. 새로운 곳으로 사옥을 이전하며 스페이스베이스(이하 스베)에게 공간 브랜딩을 의뢰한 퓨처플레이는 이곳에 방문하는 사람 누구나 공간에서 마주한 첫인상에서부터 ‘신뢰감’을 느낄 수 있길 원했습니다.
스베는 이러한 퓨처플레이의 고민을 어떻게 풀어냈을까요?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한 도근희 디자이너와 함께 당시의 작업 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기존 사옥보다 면적은 다소 작아졌지만, 다양한 디자인적 요소를 통해 퓨처플레이의 고민은 물론, 기업 철학과 조직 문화까지 모두 반영한 공간을 구현해냈는데요. ‘10년 뒤 인류 삶을 이끌 기업을 장기적으로 지원한다’는 퓨처플레이의 핵심 비전을 공간에 녹여, 오래 볼수록 매력적이고, 언제 방문해도 편안한 무드를 제안했죠. 동시에, 내부 조직문화에 맞춰 자유롭고 빠르게 협업할 수 있도록 기능성과 유연성을 갖춘 워크 스페이스를 완성했습니다.
오래 볼수록 매력 있는 공간, 신뢰의 첫인상을 설계하다


스베는 퓨처플레이 프로젝트에서 ‘신뢰감 있는 첫인상을 주고 싶다’는 목표를 오피스 공간 곳곳에 세심하게 담아 완성했다.
Q. 퓨처플레이와의 작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퓨처플레이 이사님으로 계셨던 리얼월드 대표님과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인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어요. 리얼월드 대표님께서 저희와의 작업 경험을 좋게 말씀해주셨던 것 같아요. 원래는 비딩이 진행되던 상황이었지만 퓨처플레이 측에서 저희와 함께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주셔서 바로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Q. 당시 클라이언트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그 지점을 스베는 어떤 방향으로 풀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작업을 의뢰하셨던 당시, 회사의 이전 계획이 있으셨어요. 건물의 규모와 관계 없이 신뢰감 있는 기업이라는 인상을 주고싶어 하셨는데, 이에 대한 우려가 크셨어요.
저희가 공간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첫인상’ 입니다.
특히 퓨처플레이는 다양한 투자사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이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신뢰감을 주는 투자사라는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요즘은 빠르고 가벼운 흐름의 트렌드가 많지만, 저희는 그와는 반대로 ‘오래 볼수록 매력 있고, 언제 방문해도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안 드리고자 했습니다.

스베에서 제안한 퓨처플레이 오피스 인테리어 디자인 무드
소재 면에서는 우드, 패브릭, 카펫 등을 중심으로 구성했고, 컬러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뉴트럴 톤을 사용해 편안함을 더했습니다. 여기에 묵직한 무게감과 안정감을 더할 수 있는 요소를 고민하던 중,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를 떠올렸는데요. 한국적인 건축은 머무르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진가가 드러나 매력적으로 다가오죠. 그런 점에서 한국적인 요소를 모던한 방식으로 재해석해 공간에 녹여보자는 아이디어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스베에서 퓨처플레이에 제안할 때 메인으로 참고한 이미지. 한국적인 요소와 선과 면의 적극적인 활용이 안정감을 부여한다.
Q. 리뉴얼된 퓨처플레이 사옥의 핵심 컨셉은 무엇인가요?
이 프로젝트의 핵심 컨셉은 ‘어우러짐’ 이었습니다.
한옥으로 비유하자면, 사람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스치는 ‘마루’의 개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공간을 설계할 때 의도적으로 직원들끼리 마주치고 스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듭니다. 그 이유는 잠깐 스치는 만남의 장소에서 또 다른 협업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계기가 되기 때문이에요. 본격적인 협업 공간인 업무 공간, 미팅실 외에도,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무드에서 나오는 포인트가 업무에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보통 타운홀, 라운지, 카페테리아 같은 공간이 그런 역할을 하는데요. 퓨처플레이의 경우, 그런 역할을 해주는 공간이 바로 ‘메인 라운지’ 였어요.

‘메인 라운지’는 의도적으로 직원들끼리 마주치고 스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선’과 ‘면’의 적극적인 활용은 공간에 안정감을 부여하는 요소였습니다. 반복적으로 사용된 일정한 선들은 안정된 분위기를 주고, 가로축과 세로축이 교차하며 만나는 요소는 공간에 볼륨감을 더해줍니다.
또한 바깥 채광이 비추는 무드의 면은 성격이 다른 미팅룸과 라운지를 넓게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 또한 전체 컨셉인 ‘어우러짐’의 감각을 전달하고자 한 부분입니다.
노출 천장에 있는 조명 박스는 한옥의 대들보 구조(*아래 사진 참고)에서 영감을 얻었고, 전면에 배치된 이미지 월은 전통 창호지문을 형상화한 디자인입니다.
이러한 디테일을 통해 전통의 미감을 현대적 공간 안에 조화롭게 녹여내며, 브랜드 철학과 정서를 공간 속에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노출 천장의 조명 박스는 한옥의 대들보 구조에서 영감을 얻었다.

라운지에서 미팅룸까지 하나의 무드, 유기적 확장 공간

메인 라운지를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모습. 건축 창호 프레임을 숨기고 부드러운 시스루 블라인드로 채광이 들게 하여 독특한 무드를 형성했다.
Q. 라운지에 들어설 때 느껴지는 분위기가 굉장히 독특하더라고요. 이 공간을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 쓴 포인트가 무엇인가요?
퓨처플레이 오피스는 메인 출입구 도어를 열면 건축 창호 너머로 외부가 가장 먼저 보이는 구조입니다. 첫인상이 중요한 공간이지만, 채광을 막고 싶진 않았고, 동시에 시각적으로 좋게 보이지 않는 건축 창호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가 과제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한옥의 전통 창호지문’을 형상화해, 우드 소재의 가로축과 세로축을 활용한 형태를 계획했습니다. 여기에 시스루 형태의 전동 블라인드를 설치해, 창호 너머로 보이는 선릉의 뷰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라운지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대화할 수 있도록 커다란 테이블을 배치했다.
그 앞쪽에는 무늬목으로 제작한 커다란 테이블을 배치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어요. 비록 좌식 형태까지 구현하진 못했지만, 일반 의자보다 좌판을 크게 제작해 큰 방석에 앉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습니다.
Q. 외부 방문객이 많이 드나드는 만큼, 미팅룸 디자인이 굉장히 중요했을 것 같은데요. 어떤 요소에 중점을 두고 설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퓨처플레이 오피스에는 총 5개의 미팅실이 있습니다. 6인 규모의 소규모 미팅실 3개, 12인실 1개, 그리고 14~18인까지 수용 가능한 대회의실 1개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각 미팅실의 규모와 위치에 따라 중점을 둔 포인트가 조금씩 달랐어요.

먼저, 라운지와 인접한 6인 미팅실 2개는 ‘글라스 폴딩도어’(*유리를 주 소재로 사용해 제작된 폴딩도어)를 사용했는데요. 라운지와 시각적으로 연결됨으로써 전체 공간이 확장된 듯한 개방감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인테리어 톤도 라운지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뉴트럴 톤으로 연결했고, 대신 기능적인 측면에 집중해 설계했어요.
라운지와 미팅실 사이에는 넓고 깔끔한 이미지를 위해 글라스 폴딩도어를 적용했어요. 미팅실 간에는 멀티월 폴딩도어(*여러 개의 벽면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딩도어의 한 종류)를 사용해 방음효과를 강화했어요. 모든 폴딩도어를 열면 라운지부터 미팅실까지 하나의 유기적인 확장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라운지와 각 미팅실 사이는 폴딩도어를 적용했다. 위 이미지는 폴딩도어가 닫혔을 때 모습. (이미지 우측 상단)

모든 폴딩도어를 열면 라운지부터 미팅실까지 확장되어 개방감을 준다. 위 이미지는 폴딩도어 열렸을 때 모습. (이미지 우측 상단)
대회의실은 기능성과 디자인 무드를 함께 고려한 공간입니다. 기둥과 보 형태(*천장이나 바닥을 지지하며 건물의 하중을 기둥에 전달하는 역할)를 벽체와 천정부에 적용해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을 이어가고자 했어요. 낮은 층고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요소들을 적용해 마감까지 했을 때 답답함 없는 형태로 완성되어 만족한 공간이었어요.
기능적으로는 바닥에는 카펫, 벽에는 패브릭, 천정부는 유공석고(*석고보드에 구멍이 뚫려 있는 흡음재, 소리를 흡수하는 효과) 및 목모보드(*천연 목재를 실처럼 가늘게 가공한 ‘목모’를 사용해 만든 친환경 건축 자재)를 이용해 흡음과 방음 성능을 충분히 확보했습니다.


대회의실 내부 모습. 메인 컨셉과 조화를 이루는 무드와 방음 성능까지 갖추며 디자인과 기능성을 모두 고려했다.
기능 위에 편안함을 더하다, 집중을 위한 워크 스페이스

퓨처플레이 조직 문화와 내부적 니즈에 맞게, 워크 스페이스는 기능적인 측면을 중점으로 고려했다.
Q. 워크 스페이스는 의자 색상 등 미팅룸과 전체적인 무드가 다른 것 같아요. 어떤 점을 고려하셨나요?
하루 종일 업무를 하는 공간은 사실 미적인 요소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을 더 중요하게 고려했어요.
퓨처플레이는 기존에 사용하던 업무용 책상과 의자를 재사용했고, 워크 스테이션은 별도로 구별된 구역이었어요. 그래서 특별히 시선 차단을 위한 파티션이 따로 필요 없는 구조였습니다.

협업과 집중이 가능한 워크 스페이스. 파티션이 따로 필요 없는 구조였다.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스베_스페이스베이스 제공)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눈부심을 줄이기 위해 전반적인 조명은 간접 조명 방식으로 설계했고, 쾌적한 개방감을 위해 천장은 노출 구조(*천장 마감재로 덮지 않고 건물 골조를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로 계획했어요. 또한 업무 공간에서는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이동 통로를 마련했어요. 전체적으로 한 바퀴 돌 수 있는 순환형 동선을 설계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했습니다.
모니터 보안석도 따로 공간을 막지 않고, 복도 쪽 낮은 벽(하프월) 앞쪽에 두었는데요. 공간을 완전히 막지 않으면서도 앞에서 시선이 잘 닿지 않는 구간에 배치했어요. 이렇게 하면 공간을 더 넓고 시원하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만약 벽체나 별도 구조물로 공간을 나눴더라면 지금처럼 개방감 있는 구조는 구현되지 못했을 거예요.

워크 스페이스는 막힘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순환 동선 구조를 적용해, 내부 구성원들이 자유롭고 빠르게 협업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결과로 보여준 신뢰, 스베를 선택한 이유
Q. 이번 퓨처플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클라이언트와 소통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셨나요?
클라이언트가 스베를 ‘신뢰한다’고 느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첫 미팅임에도 불구하고 리얼월드 프로젝트를 통해 스베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계셨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그 부분이 참 감사했고,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공간에 대한 이미지나 방향성 역시, 구체적인 요청 보다는 저희가 먼저 제안해주기를 원하셨고, 제안드린 콘셉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주셨어요. 이후 진행된 세부 작업들에 대해서도 온전히 믿고 맡겨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클라이언트로부터 ‘신뢰한다’는 느낌을 받으며, 스베는 공간을 통해 ‘신뢰’를 쌓아갑니다.
Q. 첫 미팅 후 제안한 설계안이 수정 없이 그대로 컨펌됐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바로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스베의 가장 큰 강점은 각 기업에 최적화된 공간 브랜딩을 실현한다는 점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퓨처플레이만의 고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간에 잘 반영할 수 있었던 것이 비결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각 회사는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그 아이덴티티를 꺼내 공간에 자연스럽게 드러내주는 것이 바로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업 역시 그런 방향성과 감각이 잘 맞아 떨어졌기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스베는 각 기업에 최적화된 공간 브랜딩을 실현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퓨처플레이 기업 철학과 정체성을 꺼내 공간에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완성했다.
Q. 이번 공간을 작업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꼽는다면요?
새롭게 브랜딩된 공간이 탄생한 점이 가장 즐거웠어요. 이번에는 전동 블라인드, 글라스 폴딩도어를 활용해, 필요에 따라 구조나 형태를 변경할 수 있는 가변형 공간으로 계획한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어요.
처음에 설계할 때 같은 공간이라도 어떻게 알차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효율성과 기능이 달라진다는 점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스터디했습니다. 고민한 만큼 결과도 잘 나와서 만족해요!

이처럼 스베는 퓨처플레이 오피스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통해 공간에서 보여주는 첫인상의 중요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신뢰를 주는 첫인상은 단순히 ‘크고 멋진 공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과 효율적인 쓰임새를 담은 디자인에서 시작됩니다.
퓨처플레이가 창업가에게 장기적인 성장을 함께하는 동반자이듯, 스베 역시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험과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그에 맞는 방향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규모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브랜드의 메시지를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하면서요.
브랜드가 어떤 인상을 남기고 싶은지 고민하고 있다면, 그리고 오피스를 방문한 고객과 파트너에게 믿음직스러운 첫인상을 주고 싶다면, 그 해답은 공간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사진,디자인 제공_스베

감각적인 첫인상을 전달하는 공간 브랜딩, 스베와 함께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