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스토리

팀스토리

팀스토리

2025년 12월 5일

|

류진

디자이너가 읽은 문장들: 형태보다 먼저, 생각으로 공간을 짓는 법

Editor's Commentary

디자이너의 일은 ‘보이는 것을 다르게 보는 일’입니다. 그 ‘다름’은 단순히 시각적 창의성만으로만 만들어지지 않죠. 사유와 관찰의 시선을 확장할 때 비로소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이 탄생합니다. 이번 글은 스베 디자이너들의 단단한 기반이 되어준 책을 소개합니다. 스베의 디자이너들이 자신만의 시선을 확장해준 책을 소개하며, 공간을 바라보는 태도와 디자인의 근원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디자이너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디자이너

『본다는 것의 의미』

김영은 디자이너’s Pick — 시선의 비대칭을 다시 배열하는 법


존 버거, <본다는 것의 의미>, 도서출판 동문선, 2020 (책 표지)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본다는 것은 선택의 행위다.”

-존 버거, 『본다는 것의 의미』


존 버거의 이 문장은 우리가 바라보는 모든 장면이 이미 해석의 결과임을 말합니다. 김영은 디자이너가 이 책을 특별히 오래 기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공간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에서는 누구의 시선이 중심에 놓이고, 누구의 시선이 배제되는가.”

그는 이 관점으로 조직 내 위계적 구조를 재편하거나, 사용자 중심의 동선으로 시선을 다시 배열하는 방식을 고민해 왔다고 합니다. 임원실 중심의 구조를 협업형 구조로 전환하거나, 조직의 수평적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 역시 이 책에서 얻은 통찰과 이어져 있다고 말합니다. 버거는 시선이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고 강조합니다. 이 책은 디자이너가 ‘감각의 중립’을 의심하고, 공간 설계 과정에서 사용자의 시선을 다시 중심에 놓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지점이 됩니다.



『책은 도끼다』

조소윤 디자이너’s Pick — 익숙한 풍경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감각


박웅현, <책은 도끼다>, 북하우스, 2011 (책 표지)

이미지 출처 : 북하우스


“결국 창의성과 아이디어의 바탕이 되는 것은 일상입니다. 답은 일상 속에 있습니다. 나한테 모든 것들이 말을 걸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들을 마음이 없죠. 그런데 들을 마음이 생겼다면, 그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나는 늘 생각한다. 창의적인 사람은 세상을 새롭게 ‘보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다시 보는 사람’이다. 익숙한 풍경 속에서 낯선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 그게 진짜 창의적인 사람이다.”

_박웅현, 『책은 도끼다』


조소윤 디자이너가 이 책에서 가장 깊게 마음에 둔 문장들입니다. 조소윤 디자이너에게 ‘다시 본다’는 것은 특별한 영감을 억지로 찾기보다, 익숙한 풍경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빛이 스며드는 각도, 재료의 결이 드러내는 표면의 감각, 사람의 움직임이 만든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일상의 디테일에 시선을 머무는 태도를 말합니다.

프로젝트가 바뀔 때마다 관점도 달라지며, 오래 보던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이 많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주변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의도적으로 지속해 왔고, 그 반복 속에서 감각이 조금씩 단단해졌다고 덧붙입니다. 조소윤 디자이너는 이 책을 통해 평범한 것들 속에서 깊이를 발견하는 시선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의 사유』

도근희 디자이너’s Pick – 형태보다 먼저, 질문으로 시작하는 공간


르 코르뷔지에, <르 코르뷔지에의 사유>, 열화당, 2013 (책 표지)

이미지 출처 : 열화당


“ 장소의 공간에 관심을 두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건설자(Constructeur)’로서의 노력이다. 건설자는 분명히 축조 예술을 위해 양손, 즉 공학자의 왼손과 건축가의 오른손 사이에 부지런한 대화를 통해서 친근하게 연결시키는 새로운 직업이다. ”

_르 코르뷔지에, 『르 코르뷔지에의 사유』


도근희 디자이너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기능과 형태 중심으로 공간을 해석하는 비중이 더 높았다고 하는데요. 르 코르뷔지에의 이 책을 읽은 뒤, 공간을 인간의 감각과 빛, 비례가 어우러진 하나의 유기적 존재로 바라보는 태도가 조금씩 넓어졌다고 말합니다.

공간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조정하고 다시 정의하는 장치라는 것. 르 코르뷔지에의 시선은 도근희 디자이너에게 “좋은 디자인은 형태가 아니라 질문에서 시작한다”는 기준을 남겼습니다.

“왜 이 공간이 이런 형태를 가져야 하는가.”

그 물음이 디자인의 근원을 정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새겨준 책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책들이 꽂혀있는 디자이너의 서가


디자인은 눈으로만 하는 일이 아닙니다. 읽고, 기록하고, 사유하는 시간은 디자이너의 작업 방식에 깊이를 더합니다. 스베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책에서 발견한 문장과 경험들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지만, 하나의 감각으로 모입니다. 그들의 고민의 깊이, 다르게 보려는 관찰의 자세가 한 공간의 분위기를 완성합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형태를 가능하게 하는 ‘시선과 태도’를 먼저 가다듬는 일이라는 것. 스베팀은 이러한 사유의 시간이 공간 디자인의 방향성과 밀도를 결정한다고 믿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시선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스베 디자이너들의 더 많은 인사이트가 궁금하다면?

조소윤, 백승민 디자이너의 밀라노 디자인 위크 탐방기

경기도미술관 전시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가 전하는 순환과 지속 가능성

스베의 공간 경험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받아보고 싶다면

스베의 공간 경험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받아보고 싶다면

스베의 공간 경험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받아보고 싶다면

Copyright (c) SPACEBASE. All Rights Reserved.

Copyright (c) SPACEBASE. All Rights Reserved.

Copyright (c) SPACEBAS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