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인테리어, ’카페 같은 오피스’를 상상하다

법률 상담이라고 하면 대부분 딱딱하고, 어려운 용어들로 인해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죠. 스타 법무법인(이하 스타)은 이러한 틀을 깨고, 누구나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상담 서비스를 지향합니다. 새로운 서울 오피스를 계획하던 스타는 이 가치관을 공간에서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기존의 법무법인과 달리 젊고 유연한 감각, 카페처럼 따뜻한 분위기의 오피스를 원했죠.

스페이스베이스(이하 스베)는 그 답을 ‘컨셉과 스토리’에서 찾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한 김영은 디자이너는 이렇게 말합니다.

“결국 스타가 공간을 새롭게 조성하려는 이유도 화려함을 드러내기보다는, 딱딱한 법무법인의 분위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어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진짜 의도를 찾고, 그에 맞는 방향을 잡아간 것이죠. 이렇게 딱딱한 법률 상담 공간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따뜻한 공간이 완성됐습니다.

스타 법무법인의 서울 오피스 프로젝트

스타 법무법인 서울 오피스는 처음 수도권 지역에 확장된 지점이었다.

스타 법무법인은 어떤 고민을 갖고 작업을 의뢰하셨나요?

스타 법무법인 디자인팀에서 스베 홈페이지를 보고 인테리어 입찰 참여 여부를 문의 주셨어요. 스타는 대구에서 시작해 부산과 대전으로 확장해온 법무법인으로, 저희에게 연락 주셨을 당시에는 서울로 확장을 계획 중인 시점이었어요.

서울에 처음으로 사무실을 열다 보니, 소통이 원활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하고 싶다는 니즈가 컸습니다.

서울 방문 당시, 스타의 경영팀과 디자인팀 담당자 두 분이 직접 세 곳의 인테리어 회사를 찾아오셨다고 해요. 회사마다 분위기를 직접 느껴보기 위해서였죠. 그때 저희의 업무 분위기가 가장 활기차고 밝아, 가장 먼저 저희에게 신뢰가 갔다고 합니다.

스타는 딱딱한 법무법인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카페 같은 공간’에서 고객들과 소통하길 원했다.

스타는 대구 시절부터 이미 ‘딱딱한 법무법인’의 이미지를 벗고 싶다는 뚜렷한 방향성을 갖고 있었어요. 고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의 공간을 보여주려는 곳이었죠. 그래서 이번 서울 오피스 역시 회사의 느낌보다는 ‘카페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핵심 요청이었습니다.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따뜻한 이미지를 입히다

로펌 사무실이 가진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어하셨다고요. 그 지점을 스베는 어떤 방향으로 풀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스타 법무법인의 기존 사무실들은 골드를 포인트 컬러로 사용하고, 몰딩과 블랙을 활용한 클래식한 분위기였습니다.

브랜딩 리서치 과정에서 저희 스베는 스타의 핵심 가치인 ‘리본(Reborn)’ 정신을 알게 되었어요. 난처하고 혼자 이겨내기 힘든 상황을 함께 극복해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죠. 결국 스타가 공간을 새롭게 조성하려는 이유도 화려함을 드러내기보다는, 딱딱한 법무법인의 분위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어요. 그래서 저희는 ‘리본’의 이야기를 공간에 담고,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줄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스타의 핵심 가치인 ‘리본(Reborn)’ 정신으로부터 공간의 컨셉 서사가 기획됐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스타의 홈페이지였어요. 홈페이지에는 성공 사례들을 포스터처럼 구성해 누구나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었는데요. ‘신선하고 젊은 로펌’이라는 인상을 주어 매력적이라고 느껴졌어요. 그런 스타만의 독특한 감성을 공간 안에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자 했어요.

스타 법무법인 홈페이지에는 성공 사례들을 포스터처럼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사진 제공_스타 법무법인)

스타 법무법인 오피스 인테리어의 주요 컨셉을 소개해주세요.

전체적으로 '스타'라는 단어에서 비롯된 상징적 의미를 담아 완성됐어요. 그 안에서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따뜻한 공간을 표현하려고 했죠.

'스타'라는 이름에서 자연스럽게 은하와 별의 이미지를 떠올렸어요. 수많은 은하 중에서 '리본 갤럭시'라는 이름의 은하를 상상하며 모티브로 삼았어요. "빛나는 별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고,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존재"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스타 법무법인 프로젝트의 컨셉 서사 중 일부. 스베는 브랜드에 어울리는 컨셉을 찾아가고 디테일한 세계관을 구축했다.

디테일한 컨셉 서사가 인상적인데요. 이런 스토리는 어떤 과정으로 기획하게 되셨나요?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별’이 가진 의미를 자주 떠올렸어요. 반짝이는 별을 생각하다 보니 문득 어린왕자 이야기가 떠올랐는데요. ‘그래, 우리도 별에 사는 누군가를 돕는 청년의 이야기를 공간에 담아보자’는 아이디어로 이어졌어요.

'스타'라는 이름에서 떠올린 은하와 별의 이미지가 컨셉의 모티브가 됐다.

그렇게 탄생한 인물의 이름은 아스트라입니다. 라틴어로 ‘별’을 뜻하는 이름으로, 그는 ‘리본’이라는 별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요. 늦은 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그 카페는, 사실 힘든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한 사무소였던 거예요. 아스트라는 우주의 힘을 빌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존재로, 이러한 이야기를 공간에 상징적 모티브로 삼았어요.

컨셉은 오랜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중요한 방향을 정하는 역할을 해준다. 스타의 오피스 공간에도 일관된 컨셉과 무드가 담겨있다.

‘별’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그 안에 디테일한 컨셉과 캐릭터를 담아 하나의 서사로 확장했어요. 이 이야기는 스타의 실제 서비스와도 맞닿아 있죠. 스타가 24시간 실시간 상담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언제든 도움을 주는 별의 사무소라는 스토리를 완성했어요.

상상을 현실로, ’리본 갤럭시’를 공간에 구현하다

로마의 대칭 기둥 구조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리셉션. 고대 그리스에서 두 기둥은 사원의 입구를 의미하며, 대칭 기둥은 힘과 안정성을 상징한다.

말씀해주신 컨셉이 공간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셨는지 설명해주세요.

물론 상상의 모든 요소를 공간에 그대로 담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이런 컨셉은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조타’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중요하죠.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신화 속 주인공이 있는 공간을 모티브로, 로마의 대칭 기둥 구조를 모던하게 재해석해 리셉션에 적용했어요.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 등장할 것 같은 기둥 구조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표현한 거예요.

공간 곳곳에 라벤더를 심어 스타의 주요 상징성을 표현했다.

또한 치유와 순수함을 상징하는 라벤더를 곳곳에 심었는데요. 스타의 메인 컬러인 보라색을 라벤더로 드러내면서, 컨셉 서사와 꽃 말을 매칭해 공간에 표현하려 했어요.

‘사무실보다 카페 같은 분위기’라는 니즈에 맞춰 카페 바 같은 공간을 배치했어요. 리셉션을 지나 사무소로 들어오는 중앙에 위치해, 컨셉 서사 중 아스트라가 운영하는 카페를 표현했죠.

마지막으로 ‘별빛’을 표현하기 위해 둥근 형태를 활용했어요. 둥근 문의 형태, 엘리베티어 홀에 둥근 바닥 조명, 타운홀과 리셉션 위로 반원의 바리솔 조명까지. 전반적으로 둥근 형태가 부드럽게 이어지는 공간의 흐름을 완성했어요.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를 활용해 ‘별빛’의 이미지를 공간에 구현했다.

공용으로 사용되는 카페테리아 공간을 설계할 때 가장 중점을 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전문 카페와 사무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카페테리아는 기본 구조와 동선이 다르기 때문에, ‘카페다운 분위기’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공용으로 사용하는 스낵바와 냉장고 등을 바 벽 뒤로 숨겨, 전체적으로 카페테리아보다는 ‘바’의 형태가 돋보이도록 구성했어요.

카페테리아 공간을 설계할 때 참고한 이미지

호텔 라운지의 무드와 스타의 브랜딩을 적절히 배치해 차분하면서도 편안한 공간을 연출했죠. 이렇게 업무 공간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휴식과 교류가 어우러지는 분위기의 카페테리아를 만들려고 했어요.

미팅존은 색감과 구성 모두 기존 오피스와는 다른 인상을 주는데요. 어떤 방향으로 설계하셨나요?

미팅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회의실처럼 보이지 않는 회의 공간’이었어요. 그래서 컬러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벽면에는 질감이 강한 패브릭 소재를 적용했어요. 의자는 붙박이 소파 형태로 구성하고, 테이블 램프를 더해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했죠.

질감이 강한 소재 벽면과 붙박이 소파, 테이블 램프 등을 활용해 고급스러운 회의실 공간을 완성했다.

스타는 내부 구성원과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구조를 원했어요. 그래서 팀이나 소그룹 단위로 협업할 수 있는 코워킹 공간과 함께 카페처럼 편안한 업무 공간을 만들었어요.

동시에 기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좌석 구성을 제안했어요. 카페 바 앞쪽으로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빅테이블, 협업이 가능한 공간, 혼자 집중할 수 있는 반벽형 1인석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좌석을 자연스럽게 이어 배치했어요.

마지막으로 사무 의자는 다양한 컬러와 형태를 적절하게 믹스해 배치했어요. 중간에 사무 의자가 아닌 편안한 의자를 섞어 배치한 것인데요. 업무 공간과 휴식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균형 잡힌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다양한 컬러와 형태로 업무 공간을 구성해 방문객과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제 로펌 오피스도 단정한 책상과 상담 테이블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신뢰와 편안함을 모두 제공하고 싶다면, 보기 좋은 인테리어를 넘어 일관된 컨셉과 기업의 철학까지 이해하는 세심함이 필요합니다.

스베는 공간을 단순히 ‘꾸미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머무는 장소로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이번엔 주요 니즈와 고민을 파악하고 핵심 컨셉을 기획하는 과정을 소개했죠. 다음 포스팅에서는 각 공간이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었는지, 로펌 오피스 인테리어에 새로운 감각을 더한 이야기를 자세히 전해드릴게요. 스베 블로그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사진,디자인 제공_스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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