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스토리
2026년 2월 27일
류진
스베 디자이너 다이어리 - ① 시안이 완성되기까지
Editor's Commentary
공간이 완성된 뒤의 사진은 비교적 쉽게 공유됩니다. 완공 사진과 결과물은 분명하고, 한눈에 보이니까요. 하지만 그 이전, 설계 시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은 외부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시안을 준비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동시에 치열합니다. 레퍼런스를 모으고, 평면을 몇 번씩 뒤집어 보고, 현장 조건과 예산을 다시 확인하는 일들이 반복됩니다. 누군가에게는 한 장의 도면이지만, 디자이너에게는 선택과 수정이 켜켜이 쌓인 작은 기록에 가깝죠. 이번 글에서는 스베의 디자이너가 어떤 고민을 반복하며 시안을 만들어가는지, 그 과정을 가볍게 들여다보려 합니다. 완공 사진 뒤에 숨어 있던 분주한 시간들을 살펴봅니다.


현장 공사가 시작되기 전, 사실 내부에서는 가장 바쁜 시간이 흘러갑니다. 시안을 준비하는 시간, 길어야 약 2주 남짓.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이 시기를 두고 종종 “이제 잠은 나중에 자자” 같은 농담이 오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200평 규모의 오피스를 설계해야 한다고 하면, 그 짧은 기간 안에 리서치부터 현장 확인, 내부 회의와 수정 작업이 꽤 빠른 속도로 이어집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 권의 시안서지만, 그 안에는 여러 번의 판단과 수정이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한 장의 도면이 나오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대화와 검토가 오가죠. 이번 글에서는 그 약 2주 동안 리서치부터 평면 설계, 공무·시공 검토, 그리고 3D와 시안서 제작까지. 한 권의 시안서가 완성되기까지의 시간을, 디자이너의 작업 노트를 천천히 따라가 보겠습니다.
DAY 1 – 미팅 끝,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 리서치

이미지 출처 : ANTIEGG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이 끝났습니다. 회의실 문이 닫히고 나면, 오히려 그때부터 머릿속이 더 분주해집니다. 본격적인 일은 비로소 이때 시작됩니다. RFP를 다시 펼쳐놓습니다. 미팅 때 적어둔 메모를 하나씩 옮기며 서로 묻습니다. “대표님이 강조한 건 결국 조직 확장 가능성이죠?” “응. 그리고 방문객 동선, 생각보다 중요해 보여.” 생각은 정리됐지만, 그 생각들이 정확히 어떤 공간으로 이어져야 할지는 아직 모호합니다.
그래서 혹시 놓친 맥락은 없는지, 단어 사이에 숨은 의도는 없는지, 다시 짚어봅니다. 회사의 최근 뉴스도 찾아보고, 채용 페이지도 보고, SNS도 훑습니다. 회사 소개서보다 채용 공고가 더 솔직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뽑고 있는지 보면, 이 조직이 어디로 가고 싶은지 조금은 보입니다. 가능하면 현장도 한 번 더 찾습니다. 같은 공간이라도 낮에 본 느낌과 저녁에 본 느낌은 다를 때가 많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 때의 첫 인상, 창밖의 방향, 빛이 머무는 자리까지 다시 확인합니다.
고민을 거듭하고 나면 도면을 그려야 할 방향은 이때 거의 정해집니다. “이 공간은 이렇게 써야겠다.” 1일 차는 설계의 방향을 뿌리내리는 날입니다.
DAY 3 – 평면은 한 번에 나오지 않습니다 : 내부 공유 & 평면 설계

이미지 출처: 스베_조소윤디자이너
첫 평면안을 그려봅니다. 그리고 바로 수정에 들어갑니다. 회의실을 늘리면 라운지가 좁아지고, 라운지를 늘리자니 좌석 수가 애매해집니다. 동선 하나를 바꾸면 전체 구조의 균형이 흔들리기도 하니까요.
“점심시간에 이 동선이 겹치지 않을까요?” “이 자리에서는 창이 충분히 보일까요?” 도면 위에서는 정리돼 보이지만, 실제 사용 장면을 떠올리면 다시 점검할 부분이 보입니다. 출근부터 회의, 방문객 응대, 점심시간 이후의 휴식까지 공간 안에서 하루가 어떻게 흘러갈지를 상상해봅니다.

이미지출처: 스베_조D, 수D, 김D의 평면비딩 과정
그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으면 아무리 깔끔한 안이라도 다시 조정합니다. 평면 설계는 단번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정답을 찾기보다, 공간의 어색함을 줄여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3일 차는 평면을 여러 번 검토하며 구조를 다듬는 시간입니다.
DAY 5 – 구현 가능성을 먼저 검토합니다 : 공무·시공 협업
평면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바로 점검에 들어갑니다. “이거 현장에서 가능해요?” “구조상 이 벽은 못 건드릴 수도 있어요.” 공무·시공 담당자와 함께 도면을 보며 가능과 불가능의 선을 다시 그립니다. 디자인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현장에서 구현이 안 되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기존 가구를 재사용할 수 있는지, 설비는 그대로 살릴 수 있는지, 공사비는 어느 정도로 예상되는지 계속해 대화를 나누죠.
이 단계에서 종종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시간을 아끼면, 현장에서 시간을 더 써요.” 그래서 스베는 이 단계에서 다함께 머리를 모아 검토를 거듭합니다. 공사 들어가서 당황하지 않으려고요. 이 검토가 결국 현장의 안정감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DAY 9 – 공간과 기업의 방향을 맞춥니다 : 컨셉 & 이미지 도출

이미지 출처: 스베_스페이스베이스_평면에 대한 이미지 채집과정 & 컬러무드 도출 과정
이제 이미지 작업을 시작합니다. 레퍼런스를 하나둘 모으다 보면 디자이너 각자의 취향이 드러납니다. 같은 키워드를 두고도 보는 방향이 조금씩 다르니까요. “이건 브랜드 BI랑 비교하면 조금 차갑지 않아요?” “이 컬러, 푸르고 분위기랑 잘 맞을까요?”
이미지를 고르는 시간이지만, 사실은 취향을 걸러내는 시간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예쁜 장면을 찾는 게 아니라, 이 기업의 성격을 공간으로 옮기는 작업이니까요. 차분하지만 단단한 조직인지, 빠르고 유연한 팀인지, 질문들에 따라 톤과 밀도가 달라집니다. 컨셉은 결국 방향을 정하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방향은 늘 예산과 함께 움직입니다. “이 마감재 좋은데, 예산 괜찮을까요?” 이 말이 나오면 다시 계산기를 두드려봅니다.
좋아 보이는 것과 실제로 구현 가능한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 누군가는 디자인을 지키고, 누군가는 현실을 점검합니다. 그 사이에서 팀의 합의가 만들어집니다.
DAY 12 - 한 권의 시안으로 완성됩니다 : 3D & 시안서 제작


이미지 출처: 스베_스페이스베이스
공간을 3D로 구현해봅니다. 작업이 어느 정도 쌓이면 모니터 앞에 모여 같은 화면을 함께 봅니다. 컬러를 바꿔보고, 소재를 얹어보고, 마감과 가구까지 하나씩 적용해봅니다. 머릿속에서는 괜찮았던 선택도 화면 위에 올리면 다르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조정하고, 다시 비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 도면으로 바로 착공해도 괜찮을까?”
시안 준비에는 약 2주가 걸립니다. 겉으로 보면 제안서 한 권이지만, 그 안에는 수 차례의 수정과 검토, 그리고 “이 정도면 현장에서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팀의 합의가 담겨 있습니다.

시안은 준비 단계가 아니라, 실행의 출발점입니다

이미지 출처: 스베_스페이스베이스
한 권의 시안서가 완성되기까지 리서치, 평면 검토, 공무 협의, 이미지 조정까지 밀도 높은 시간이 지나갑니다. 겉으로는 정리된 결과물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스베 팀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여러 단계의 판단이 차곡차곡 쌓여 있죠.
스베는 설계 비딩 단계부터 이 도면이 실제 공사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전제로 작업합니다. 설계·공무·시공이 초반부터 함께 움직이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시라면, 시안 단계부터 현실적인 검토를 함께 시작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시안 단계부터 실제 착공을 염두에 둔 설계를 원하신다면 스베에 프로젝트를 문의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