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6일
류진
첫 미팅에서 우리가 꼭 묻는 N가지 질문
Editor's Commentary
스페이스베이스에게 첫 미팅은 요구사항을 정리하는 자리에 가깝기보다, 아직 말로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함께 꺼내보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왜 시작되었는지, 어떤 맥락 위에 놓여 있는지를 먼저 짚습니다. 스페이스베이스는 1차 디자인 제안서를 ‘보여주기 위한 시안’이라기보다 이후 모든 설계와 결정의 기준이 되는 첫 구조로 바라봅니다. 스페이스베이스가 초기 미팅에서 중요하게 듣는 것은 취향이나 레퍼런스보다, 그 이전에 존재하는 질문들입니다. 이 글은 ‘브랜드의 철학이 느껴지는 공간’, ‘사용자와 닮아 있는 오피스’가 어떤 질문들에서 출발하는지에 대한 정리입니다. 클라이언트 인터뷰 과정에서 스페이스베이스가 반복해서 확인하는 질문의 갈래와, 그 질문들이 설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봅니다.

우리는 왜 첫 미팅에서 디자인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을까
스페이스베이스의 첫 미팅에서는 구체적인 디자인 이야기보다 질문이 더 많이 오갑니다. 색상, 스타일, 레퍼런스에 대한 논의는 의도적으로 뒤로 미루죠.
스페이스베이스는 1차 디자인 제안서를 ‘시안을 보여주는 단계’가 아니라, 이후 모든 설계와 결정의 기준이 되는 구조를 세우는 단계로 정의합니다. 이 구조가 단단하지 않으면, 이후의 형태와 디테일은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기 미팅에서 가장 중요하게 묻는 것은 이 공간이 만들어지게 된 맥락입니다. 왜 지금 이 공간이 필요해졌는지, 이 프로젝트가 어떤 상황 위에서 시작되었는지를 먼저 이해하려 합니다. 브랜드의 철학이 느껴지는 공간, 사용자와 닮은 공간은 이 맥락을 정확히 이해했을 때만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꼭 묻는 질문 ①
"이 공간은 왜, 지금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첫 번째 질문은 프로젝트의 출발점을 확인하는 질문입니다.
스페이스베이스는 단순히 “리뉴얼이 필요하다”는 요청만으로는 설계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대신 왜 지금 이 공간을 새로 만들거나 바꾸려는지, 조직이나 사업, 업무 방식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먼저 묻습니다. 이를 통해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환경 개선인지, 아니면 조직과 일의 방식이 달라지며 공간이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인지를 구분합니다. 이 구분은 이후 공간의 구조와 기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스페이스베이스에게 공간은 언제나 결과물이고, 그 앞에는 반드시 원인이 존재합니다. 이 질문은 공간을 ‘결과’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바라보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우리가 꼭 묻는 질문 ②
"이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요?"

두 번째 질문은 공간의 실제 사용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스페이스베이스는 조직도상의 역할이나 공식적인 업무 프로세스보다, 사람들이 실제로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어디에서 오래 머무는지, 이동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공식적인 업무와 비공식적인 대화는 어떤 공간에서 발생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합니다.
과거 토스의 업무 공간을 조성할 당시에는 스페이스베이스 팀이 실제 사무실에 한 시간 이상 머무르며 하루의 흐름을 직접 경험한 적도 있습니다. 짧은 체류만으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그 시간만으로도 조직의 업무문화와 공간의 문제점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죠.
이 질문을 통해 확인하려는 것은 사람들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입니다. 사람의 행동을 기준으로 설정한 설계값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버려지지 않는 평면을 만듭니다. 반대로 이 정보가 부족하면 완공 이후 사용되지 않는 공간이나 재공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질문은 사람의 행동을 기준으로 공간의 구조를 먼저 설계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우리가 꼭 묻는 질문 ③
"말로는 하지 않지만, 꼭 지켜야 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마지막 질문은 프로젝트 전반을 관통하는 기준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스페이스베이스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과 양보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려 합니다. 예산과 일정, 조직 문화 안에서의 현실적인 한계, 그리고 클라이언트가 아직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우선순위까지 함께 짚어봅니다. 이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 전반에서 어떤 선택이 ‘맞는 방향’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웁니다. 이러한 기준이 분명할수록 1차 디자인 제안은 불필요한 수정 없이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은 디자인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는 의사결정 기준을 세우기 위한 질문입니다.

질문이 쌓여야, 닮은 공간이 만들어진다

스페이스베이스는 1차 디자인 제안서를 이 모든 질문과 해석을 담은 ‘첫 시각화’라고 정의합니다. 형태를 제안하기 전에 충분한 고민과 정리가 선행되어야 색, 재료, 디테일이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고 믿습니다. 질문을 던지고, 해석하고, 여러 안을 제안하고, 그중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까지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전문가로서 스페이스베이스가 맡고 있는 역할입니다.
브랜드의 철학이 느껴지는 공간은 디자이너의 감각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선택의 기준을 함께 세우는 과정이 선행될 때 공간은 비로소 그 조직과 닮아갑니다. 스페이스베이스는 그 시작을 언제나 첫 미팅의 질문에서부터 만듭니다.
*사진 촬영, 제공: 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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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직에 맞는 공간을 고민 중이라면, 스페이스베이스와 첫 대화를 시작해보세요.




